07-06-01 14:06
Re..통합교육 어렵다
이진 선생님의 글을 읽고!
특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로서 이선생님의 글을 읽고 미안함과 나의 무력함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 전남은 여러 생활 여건이 불리하다보니 금년에 특수학급 담당교사를 30명 모집하였는데 단 3명이 지원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 지역의 특수교육 일면입니다. 때문에 우리 도의 이곳저곳에선 무자격 교사가 특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교사 부족이라는 또 다른 이유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5명 미만인 학교에는 주 2일 방문하는 순회교사제를 운영하고 있고,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에는 그나마 순회교사도 없이 일반학급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거의 교육적 대책없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통합교육이라는 이름을 빌어서 말입니다.
내 자신도 그 한 가운데 서서 하늘을 보고 침을 뱉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경쟁지향의 사회분위기와 눈에 보이는 실적 중심의 교육행정, 그리고 학교장의 관심이 딴 곳에 돌려진 상황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배려와 투자는 거의 생각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교육행정 당국에서 부르짖는 장애아 통합교육은 일선 학교현장에서 물리적인 통합은 가능했을지 모르나 질적인 개선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는 것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학급에 3-40명을 데리고 일주일에 30 시간 이상씩, 그것도 9-10개 교과를 수업하고 있는 동료 교사들의 열악한 근무현실을 보면서 그분들에게 장애아의 통합교육을 위해 더 이상 무엇을 크게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뜻있는 선생님들께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학급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생활지도를 해주시는 것만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생각하건데 지금의 우리 교직사회 분위기와 정서로 볼 때 특수교육 담당교사의 어떤 특혜를 전제로 한 장애아 통합교육의 질적 개선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새로운 제도가 나오면 그보다 더 세련된 점수 기술자가 나온다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장애아의 통합교육을 원하고 질적 개선을 바란다면 장애아 부모의 요구가 집단화 되고, 그들의 힘이 교육행정 기관과 학교 운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변화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모 방송국에서 소개한 인천 어느초등학교의 통합교육 우수사례(통합학급 도우미 교사 배치)를 보더라도 학부모의 적극적인 요구와 관심만이 학교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법에 명시된대로 모든 국민이 자기의 소질과 능력을 발휘하여 행복을 추구하고 살 수 있도록 그들의 능력에 알맞은 적절한 방법으로 교육받게 해 달라는 헌법 소원도 제기하고, 학교에서 거부하면 고발도 하고, 교육당국에는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는 등 좀 더 적극적인 학부모 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때 특수아동의 통합교육을 위한 교육법이 정비되고, 이에 따라 학급당 인원이 감축되고, 아동 특성에 따라 교수-학습 방법이 개별화되며, 학습장애를 돕기위한 적절한 교육기자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교육을 이야기 할 때 조금 덜 부끄러운 교사가 되기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이 지면을 통해 다짐해 봅니다.